정 총리, 추미애 아들 문제에 “국민께 심려 끼쳐 민망하다”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으로 추 장관에 대한 사임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 민망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여권 인사들은 추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철통 방어’를 했던 터라 정 총리의 이런 발언은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저와 같은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민망하게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경제 문제로 힘드신데 이런 문제로 더 걱정하지 않게 하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추 장관 자녀 논란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빨리 수사를 매듭짓는 게 옳다”며 “수사에 착수한 지 상당한 시간을 흘렀는데 아직까지 왜 매듭짓지 못했는지 저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현재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는 서울동부지검이 맡고 있다.

 

정 총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추 장관과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지만, 검찰이 수사 중이니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하는 것이 현실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다른 방법’이 “추 장관의 거취에 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까지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여당 측은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적극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 보좌관과 (추 장관) 아들이 실제로 친했다고 한다”며 “보좌관한테 (추 장관 아들이) '형, 이럴 때는 어떻게 하냐'고 하니, (보좌관이) '그럼 내가 알아봐 줄게' 이렇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의인지 청탁인지’를 묻는 진행자 말에 정 의원은 “우리가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 그럼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가 ‘비유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장관 아들 병가 처리에 육군 규정도 미군 규정도 다 병립할 수 있다”면서 “언론이 의혹이라는 표제를 붙여서 공방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