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성적’과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듯이, 키도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클 수 있습니다.”
EBS kids ‘한 뼘 더’에 출연 중인 이수경 톨앤핏 대표는 ‘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 뼘 더’는 지난달 21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10대의 성장 비결을 다루는 관찰 프로그램이다. 다둥이 아빠로 유명한 개그맨 정성호가 진행을 맡았다. 키 성장 전문가로는 이 대표를 비롯해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아람 교수가 출연한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키 성장에 좋다는 것은 머리로는 누구나 아는 정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맛있게 조리를 해도 아이들이 야채를 먹지 않는다. 마치 ‘공자님 말씀’과 같다. 이에 출연자들은 한목소리로 ‘식판 사용’을 제안했다.
“식판을 사용하면 아이들이 먹는 음식의 영양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찬을 통으로 식탁에 꺼내놓으면, 아이들은 여러 반찬 중 먹고 싶은 것만 먹죠. 하지만 식판을 사용하면 식판의 모든 반찬이 눈에 들어오고 골고루 다 먹습니다. 영양분을 균형있게 섭취할 수 있고, 과식하는 것도 막을 수 있죠.”(정성호)
운동은 어떨까? 농구나 줄넘기 등 수직 운동이 키 성장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 또한 현실에서 쉽지 않다. 대부분 아이는 방과후에 학원 등을 다닌다. 집에 와서는 학교 및 학원 숙제 등으로 바쁘다. 농구를 같이 해줄 사람도 없고, 줄넘기할 시간도 없다. 그나마 여유 시간이 생기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다. 수면도 마찬가지다. 오후 10시 전에 자야 성장호르몬이 활발히 나와 키가 큰다고 한다. 하지만 학원 등을 다녀오면 이미 밤 12시가 다 돼 있다.
양 교수는 “10시 전에 푹 자기, 스트레스 덜 받기, 줄넘기 1000회 하기, 골고루 잘 먹기. 키 성장에 좋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이를 지키는 건 어렵다”며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수직운동을 할 시간이 없다면, 걷기라도 많이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질 때 자고 해 뜰 때 일어나는 게 좋지만, 그게 힘들다면 차라리 일찍이라도 자는 게 좋다고 했다. 당연하지만 큰 키를 위해선 ‘노력’이 중요하다.
“아이큐(IQ)가 높다고 모두 시험성적이 좋은 게 아닙니다.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받지요. 유전적으로 큰 키를 가지도록 태어났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제 키가 크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비만 등 성인병에 걸리기 쉽지요. 단 30분이라도 걸어야 합니다. 아이들만 하지 않고 부모가 곁에서 함께 해줘야 합니다.”(이 대표)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이러한 것들을 ‘성장 시기’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기에서 키가 급격히 크는 기간은 두 번 있습니다. 만 2세가 되기 이전과 사춘기 이전입니다. 사춘기의 경우 남자는 16세, 여자는 초경을 하는 나이, 대략 12세 정도입니다. 이때 가장 키가 많이 큽니다. 그때 음식을 골고루 먹고, 충분히 자야 하며, 적당히 운동해야 합니다.”(양 교수)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