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장 요청에 법무부 “조두순 출소 후 보호수용 불가”

법무부, 윤화섭 안산시장의 ‘보호수용법’ 제정 긴급 요청 하루 만에 답변
지난 국회서 입법 발의됐으나 폐기… 해당 안으로 따져도 소급 적용 불가
2017년 경북 청송교도소 보안과 폐쇄회로(CC)TV에 담긴 조두순의 모습. 뉴시스

법무부가 15일 초등학생 납치·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오는 12월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68)의 보호수용시설 격리 요청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두순의 옛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안산시의 윤화섭 시장은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성범죄자 관련 ‘보호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했다. 이에 법무부가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두 차례 국회 문턱 못 넘은 보호수용법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기존에 국회에 제출된 보호수용법안에는 소급적용 규정이 없다”며 “해당 법안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조두순 등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범 등이 출소 후 일정 기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시설에서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보호수용법’은 19대 국회 때인 2015년 4월9일 정부안으로 처음 제출됐다. 당시 법무부는 2014년 9월3일 법원에 보호수용을 청구해 판결을 받도록 하고 해당자를 형 집행시설과 독립·구분된 보호수용시설에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세부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인권 침해 논란 속에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0대 국회 개원 후인 2016년 10월31일 재차 입법 예고하고 정부안 제출을 준비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 등 10명이 보호수용법안을 발의했으나 2018년 9월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이후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지난 5월 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법사위 검토보고서에는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찬반 의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전제돼야 하며 보호수용시설 설치·관리에 상당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이에 더해 국회예산정책처는 비용추계서에 해당 제도를 도입, 시행하면 향후 10년간(2019~2028년) 총 1126억원, 매년 113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호수용 불가능’ 조두순에 집중관제 프로그램 마련 계획

 

조씨가 오는 12월에 출소하면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아내의 집에서 지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산시민의 불안감은 높아졌다. 이에 윤 시장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면서 나서서 법무부에 해당 법안을 다시 제정해달라고 요청하며 보호수용법은 다시 주목받았다.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 안산시 제공

윤 시장은 추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두순의 출소가 임박했는데도 현행 법률이 갖는 조두순 신변에 대한 강제력이 현저히 부족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 74만 안산시민이 우려와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조두순 출소 전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선량한 국민과 안산시민, 피해자 및 가족이 겪어온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 제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보안처분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이기 때문에 ‘형벌 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하는 게 옳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고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의 면담에서 12월13일에 출소하면 자신의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씨의 출소를 막아야 한다, 안산시민 사이에서는 안산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등의 여론이 거세졌다.

 

안산보호관찰소는 조씨가 출소하면 재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프로그램을 적용할 계획이다. 마침 조씨는 출소 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일명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지내게 된다. 이에 보호관찰소 측은 직원 1명이 조씨를 전담하는 ‘1대1 전자감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감독 인력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 밖에 음주 제한 등 특별준수사항 추가 방안, 경찰·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 등도 논의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