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그룹은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올해 초 자금난에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두산 그룹은 유상증자와 계열사 매각을 통해 연내 1조원을 포함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는데,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은 것 역시 이를 이행하기 위한 수순이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엔진 및 각종 장비 등에서 독보적 위상과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으나 중국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수천억원대 소송 관련 우발 채무가 매각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최근 두산 그룹이 소송 위험을 모두 떠안기로 하면서 잠재 매수자들이 추가 분석을 위한 시간을 요청해 연기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앞서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하고 22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이 같은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먼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이달 초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박정원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수소를 이용한 친환경 고효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기업인 두산퓨얼셀의 주식 5700억원어치를 무상으로 내놨다. 두산중공업도 지난달 초 골프장 클럽모우 CC를 하나금융지주-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에 매각한 뒤 채권단 차입금을 처음 상환하기도 했다.
㈜두산도 소재산업 회사 두산솔루스의 지분 18.05%와 대주주 보유지분 34.88%를 사모 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각각 2382억원, 4604억원에 판 데 이어 유압기계인 모트롤 사업부를 역사 시모 펀드인 소시어스인베스트먼트-소시어스PE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지난달엔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또 이날 이사회를 열고 그룹의 상징적 건물인 서울 동대문구 소재 두산타워 빌딩(사진)을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한 뒤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두산은 “이번 매각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두산타워까지 자산매각 대금은 2조2000억원 수준에 이른다”며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실행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대문 패션 시장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지상 34층의 연면적 12만2630㎡ 규모이며, 1998년 준공됐다.
두산 그룹은 매각 후 임차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으로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