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삶 꿈꾼 中 녹색 아파트, 식물과 모기떼가 점령… “세기말 영화 세트 같다”

 

중국의 대도시인 쓰촨성 청두 도심에 자연친화적인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지만, 전체 826가구 중 실제 전입해 살고 있는 집은 1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가정의 테라스에 조성된 녹색 정원 때문에 모기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 타임즈’ 등은 15일 쓰촨성 당국의 ‘녹색 주택 프로젝트’ 일환으로 2018년에 지어진 30층 아파트에 대해 보도했다.

 

이른바 ‘수직 형태의 숲’(vertical forest)을 표방한 이 아파트는 모든 발코니 공간에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입주자들이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게 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지난 4월 아파트의 826여개 가구가 전부 완판되면서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실제 전입가구는 10곳에 그쳤다. 식물이 모기 등 해충을 끌어들이면서 사람들이 거주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버린 게 문제였다.

 

외신들은 “아파트는 거대한 식물탑처럼 변해 모기를 비롯한 해충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주민들은 벌레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입주자가 적어서 방치된 식물들은 계속해서 건물 외벽으로 가지와 줄기를 뻗으며 증식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AFP통신은 “이 아파트는 마치 세기말을 그린 영화 세트장처럼 번했다”고 보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