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48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수 성향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대선 때 누굴 뽑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7%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해 바이든 후보(46%)보다 1%포인트 많았다. 3%는 제3의 후보, 4%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라스무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이지만, 바이든 후보보다 높게 나온 것은 여론조사를 시작한 7월 이후 처음이다.
그간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이어진 가운데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격차를 좁혀왔다. 지난주만 해도 바이든 후보 지지율(48%)은 트럼프 대통령(46%)보다 2%포인트 높았다.
라스무센은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외 다른 소수인종 유권자 사이에서 뜻밖의 강세를 보였다”며 “많은 도시에서 인종차별 관련 폭력시위가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대선 때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을 때, 트럼프의 당선을 지속적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다만 2012년 대선에서는 현직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낙선을 예측했지만, 오바마는 당시 선거인단 332명을 확보해 공화당 밋 롬니(206명) 후보에 압승하면서 예측이 빗나갔다.
이번 여론조사는 대선 때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이달 9~10일과 13~15일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성추행 폭로가 나와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전직 모델인 에이미 도리스(48)로부터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도리스는 1997년 9월5일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에 당시 남자친구인 제이슨 빈과 함께 트럼프 초청을 받아 방문했던 당시 VIP박스 내에서 트럼프로부터 강제추행 당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여러 명의 여성으로부터 비슷한 성 추문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도리스 역시 당시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려 했으나 가족에 대한 우려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도리스는 “내 딸이 이제 13세가 됐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너의 몸을 함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며 “아울러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에게 침묵하지 않고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뒤늦게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만약 VIP박스 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많은 이들이 목격했을 것이고 그날 이후 도리스가 며칠 동안 트럼프, 빈과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공개한 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도리스에 대한 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