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불로 거처잃은 그리스 난민 더 수용하라”

베를린 등 獨 대도시서 연대 시위
담당 내무장관에 적극 대처 촉구
“우리는 공간이 있다”… 獨 시민들 현수막 들고 행진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화재로 거처를 잃은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의 난민들을 더 많이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들이 ‘우리는 공간이 있다!’(Wir Haben Platz!)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우리는 공간이 있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20일(현지시간)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최근 화재로 거처를 잃어버린 그리스 난민들을 더 많이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베를린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인 전승기념탑 인근 도로에서 행진하며 난민 담당 부처인 내무부의 호르스트 제호퍼 장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베를린뿐만 아니라 쾰른, 뮌헨, 라이프치히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도 연대시위가 벌어졌다.

독일은 유럽 국가 가운데 난민 수용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꼽힌다. 지난 8일 대형화재가 발생해 1만2000여명이 거주하던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가 소실되자 유럽연합(EU) 회원국 내에서 이들을 분담해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도 독일이 앞장서 미성년자 난민 수백명을 10개국이 분담하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에 더해 독일 대연정은 독자적으로 난민 1553명을 추가로 수용하기로 결정해 EU의 ‘맏형’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독일 정부는 시리아 내전 등으로 난민이 몰려든 2015년 유럽의 난민 위기 당시 국경을 열어 이듬해까지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 이후에도 매년 20만명 전후로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난민의 수용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 등을 통해 반(反)난민 정서가 강해져 극우정당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난민의 대규모 유입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간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