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도 ‘타임 선정 100인’… “기사 보고 알았다”는 靑

정은경은 ‘리더스’, 봉준호는 ‘아티스트’ 부문
청와대 “21일 타임에서 ‘정은경이 유일’ 밝혀”
지난 2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가운데)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기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한 가운데 23일 오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포함됐다”고 발표한 청와대가 체면을 구겼다. 봉준호 영화감독도 100인에 든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탓이다.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을 석권한 위대한 영화인이다.

 

비록 청와대는 “타임에서 봉 감독 얘기는 듣지 못해 그렇게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는 참모진 입장에선 뼈아픈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청와대 측은 한국인 중에서 정 청장과 봉 감독 2명이 타임이 뽑은 100인에 선정됐음에도 오전에 “정 청장이 유일하다”고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틀 전 타임 측과 확인한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최종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임 측은 100인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청와대 측에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확인 결과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0인 중에서 정 청장은 ‘리더스(지도자)’ 부문에, 봉 감독은 ‘아티스트(예술가)’ 부문에 각각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리더스 부분에서는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인 것이 맞는다”며 “봉 감독이 아티스트 부분에 포함된 것은 청와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를 두고 보수 야권에선 “타임은 ‘100인 가운데 리더스 부문에선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알려왔는데 청와대 실무자가 마음이 너무 급한 나머지 실수로 ‘리더스 부문’을 잘라먹고 ‘100인 가운데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란 식으로 잘못 이해, 번역한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됐다.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미국에서 시상식을 마치고 귀국한 봉 감독은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 내외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른바 ‘짜파구리’ 특식으로 오찬을 함께하는 등 영웅 대접을 받았다. 청와대 측은 뒤늦게 “봉 감독의 타임 100인 선정은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