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가 사회의 도덕을 침해하는가? 철저히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며 사회와 양립할 수는 없을까?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공중보건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을 향한 국가의 통제가 도를 넘어 무분별하게 강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으론 국가 위기상황인 만큼 개인 자유의 희생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개인의 자유를 외치는 것이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까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 사태뿐만 아니라 평등·정의 등을 위해 통제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자주 적용되는 논리이기도 하다.
사회의 도덕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자유는 희생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모호한 시기,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도덕은 상생이 가능함을 주장하는 책 ‘내가 선택하는 자유: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개인과 우리를 위한 메시지’(지식발전소)’가 출간되었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들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며 우리가 삶에서 선택하고 추구해야할 자유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성찰하는 책이다. 서구 철학의 관점이 아닌 동양철학의 관점으로 써내려간 자유의 의미는 우리가 맞닥뜨린 사회에 더욱 잘 들어맞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열림홀에서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이 주최하는 ‘내가 선택하는 자유’ 출간 기념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내가 선택하는 자유’ 저자인 모기룡 박사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이어 손경모 자유인문학회 회장과 신중섭 강원대 교수가 각각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모기룡 박사가 ‘내가 선택하는 자유’를 소개했다. 저자는 본래 책의 원제가 ‘나와 우리는 주체적으로 자유를 선택한다’였음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자유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유의 필요성과 그 주체가 ‘나’라는 개인임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모 박사는 더불어 “서양 텍스트로서의 ‘자유’를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동양철학의 개념으로 재해석한 것이 책의 목적”임을 언급하며, “서양의 ‘원자적 개인’이 아닌 도가나 불교의 개인주의적 사상을 바탕으로 할 때 자유는 공동선과 양립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동양의 ‘상생’의 개념으로 설명한 개인주의야말로 공동체주의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손경모 회장은 ‘내가 선택하는 자유’의 배경 사상에 설명을 더하며 토론을 진행했다. 손 회장에 의하면 “개인이 사회 속에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개인주의, 공동체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공동체주의라고 한다”며 개인주의를 둘러싼 모호한 개념들을 명확히 정의했다.
또한, “서양의 ‘원자적 개인’에 대해 사회에서 홀로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오류는 번역의 문제”라고 말하며, “유일신 앞의 단독자로서, 가장 양심적이고 존엄한 주체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을 진행한 신중섭 교수는 책에서 서술한 자유주의의 개념을 보완하며,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이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먼저, “‘자유’와 ‘자유주의’의 개념은 다르므로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자유주의는 삶, 이념, 정치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부자유를 느낄 때, 그리고 그 원인을 세 가지 측면에서 찾기 시작할 때 자유주의가 시작된다”라는 것이 신 교수의 주장이다.
자유기업원은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이를 위해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국내외 칼럼 및 리포트를 발간하고, 오디오클립이나 강좌와 같은 FreeTube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유와 자유’ 등 76권의 자유주의 시리즈 도서를 출판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