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평도서 실종된 공무원 월북 시도하다 총격 받고 숨진 듯…시신은 화장

당국, 우발적 사고에 무게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19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장재도에 북한군 초소로 추정되는 곳이 보이고 있다. 뉴스1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측은 이 공무원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47)씨는 지난 21일 업무를 수행하던 중 월북을 목적으로 해상에 표류하다 실종됐다.

 

A씨는 지난 21일 실종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군과 관계부처가 조사를 벌여 왔다.

실종자는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로, 실종 당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

 

동승 선원들은 점심시간이던 21일 오전 11시 30분쯤 A씨가 보이지 않자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지만 선상에서 신발만 발견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실종된 위치는 소연평도 남방 1.2해리(2.2㎞)해상이다. NLL에서 12~14㎞ 떨어져 있다. 이날 수온은 21~23도였다.

 

신고 접수 후 군과 경찰은 해양경찰 및 해군함정, 해수부 선박, 항공기 등 약 20여대를 투입해 실종해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국은 A씨가 원거리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국은 북측 경계병이 외국으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접경지역 방역 지침에 따라 A씨에게 총격을 하고 화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남한 주민에 대한 의도적 도발보다는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측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의 월북 시도 배경에 대해선 “남한에서의 신병을 비관한 것으로 보이나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공개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결혼 후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평소 근태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