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폭력(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만 들으면 뭐합니까. 결과가 이 모양인데….”
문화재청 직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내부 소통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이 언급한 내용은 일주일 정도가 지나 댓글이 130개가량 달리고, 조회수가 1만회에 가까웠다. 평소 게시판에 오르는 특정 내용에 달리는 댓글이 10개 안팎이라고 하니 얼마나 관심이 컸는지 알 수 있다.
‘13세 청소년을 성매매한 문화재청 소속기관 공무원이 1계급 강등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내용의 한 언론 보도를 그대로 옮긴 글이 지난 14일 게시된 것이 시작이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관을 향한 날선 ‘자기 비판’이라고 할 만한 이 같은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감안해 규정에 따랐다고 하겠지만 직원들조차 납득하지 못한 이런 조치는 반성과 변화를 떠들어 댈 뿐 쉽사리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한 냉소, 자괴감을 남겼다. 익명의 댓글을 통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솔직한 심정이 드러난 것이다.
문화재청만의 문제인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안다. 초범이라서, 몰랐다고 해서 혹은 지위, 명성, 재산 등의 특권이 작용해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피해가는 걸 수도 없이 목격했다. 문제가 불거지면 당사자, 해당기관이 으레 말하듯 절차, 규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것이 높아진 시민의식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낡은 제도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이 같은 현실이 답답했던지 게시판의 한 댓글은 이렇게 물었다.
“이게 나라냐?”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