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과 관련, 야권에서 문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뒤 며칠이 지나서야 입장을 표명했다는 ‘대통령의 47시간’ 등을 문제삼으며 공세를 펴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26일 윤 의원의 페이스북을 보면 전날 밤 올린 글에서 그는 “이 사안을 대하는 야당의 행태는 참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피해자가 실종되기 6일 전에 녹화 되고, 3일 전에 이미 UN(국제연합) 측에 보내진 대통령의 연설을 수정했어야 한다고 계속 우기고, 사건 발생 이후 대통령의 시간을 분초 단위로 설명하라고 하질 않나, 대통령의 공식적인 정책 일정을 ‘아카펠라 공연 관람’으로 만들어버리지를 않나, 심지어 여당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언급했다고 ‘가해자를 두둔한다’며 억지를 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의 공세를 조목조목 나열한 것이다.
윤 의원은 “지금 UN 연설을 트집잡는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던 시절, 우리 국민이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숨진 비극적 사고가 있었다”며 “2008년 7월11일 오전 5시의 일인데, 같은날 오후 1시30분 그 일을 보고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위해 바로 국회로 출발했고, 국회에서 남북 당국의 전면적 대화 재개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 연설은 심지어 녹화도 아니었다”며 “연설 내용이 적절했는지 아닌지를 말하고자 꺼낸 얘기가 아니라 왜 자신들의 과거는 다 잊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는지 묻고 싶어 드리는 말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는 어땠느냐”고 되물으며 “사고 바로 다음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DMZ(비무장지대)에서 열린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강강술래를 돌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야당이) 아카펠라 공연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고 박모씨 사망 사건,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 목함지뢰 사건 모두 보수 정부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그 중 어느 때도 제대로 된 북한의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도 적었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사과한 것과 비교한 것이다.
윤 의원은 “심지어 이명박정부 땐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북한에 ‘애걸’하면서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고 해달라고 뒤에서 ‘딜’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문재인정부는 그렇지 않고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공식적인 답을 받았다”면서 “이 얘기도 가해자 두둔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밝히라고 지시했고, 어떤 정부보다 단호하고 분명하게 분명한 유감 표명과 규탄 입장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을 옹호했다. 윤 의원은 현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이다.
이어 윤 의원은 “가슴 아픈 우리 국민의 희생을 애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보고 고쳐야할 것들을 고치는 것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금 야당의 행태는 이 사건을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는 “비극적인 국민의 희생마저 정쟁으로 이용하는 것만은 제발 하지 말자”며 “국민의힘은 피해 공무원과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며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의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한편, 야당은 이날 이번 사건 관련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정부·여당을 규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