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인하는 위인들의 초상화인 ‘정부표준영정’ 중 다수가 친일 작가에 의해 그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의원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 표준 영정 총 98점 중 14점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이당 김은호(1892∼1979), 운보 김기창(1913∼2001)과 민족문제연구소 발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월전 장우성(1912∼2005) 등이 표준영정을 그린 인물들이다.
세 작가가 제작한 영정은 현재 전국에 총 14점이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맞서 싸웠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윤봉길 의사의 영정도 친일행적 작가들의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정의 저작권은 영정 제작기관이나 화가에게 있어 친일행위자와 그 후손들이 불로소득까지 얻게 되고 있는 현실이다.
임 의원은 “‘정부표준영정’은 우리 국민들에게 민족적으로 추앙받는 분들의 모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등지고 친일행위를 한 작가들이 그린 영정이 국가에 의해 지정돼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행적이 확인된 작가가 그린 표준영정의 지정 해제에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역사바로세우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