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수장 10월 日서 외교전

日, 中과 왕이 외교부장 방문 협의
성사 땐 스가 총리·외무상과 회담
中, 양자관계 강화해 美 견제 전략
폼페이오 美 국무도 10월 초 방일
‘쿼드’ 3개국 외교장관들 만나
中 포위 블록 만들기 구체적 협의
폼페이오(왼쪽), 왕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달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왕 부장이 이르면 다음달 방일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 왕 부장이 방일하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스가 정권 출범 후 중국 포위망을 구상하는 미국과 이를 견제하는 중국의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다음달 초 일본을 방문해 스가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일 계기에는 쿼드(Quad)로 불리는 미국과 호주, 인도, 일본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앵글로색슨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이 참여하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와 4자 협의체인 쿼드를 양축으로 묶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블록을 만드는 일종의 합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주변국과의 양자 관계를 강화하는 각개격파식 연횡 정책으로 미국의 압박을 견제하는 양상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이래 한국과 마찬가지로 군사안보적으로는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경제무역 문제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희망하는 딜레마적인 상황이다.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스가 총리도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중국 포위망으로 오해할 수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집권 후에도 미·일동맹을 일본 외교의 축으로 삼으면서도 중국과는 의사소통을 계속해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을 22∼25일 미국에 파견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일동맹 중시의 스가 정권 외교방침을 설명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