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제주항공의 인수가 불발된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며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지원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른 LCC에 대한 기금 지원과 관련해서는 “기업별 상황이 모두 상이하다”며 “정책지원 프로그램으로 우선하는 게 바람직하고, 신청 시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안기금 충족 기업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으로 제한되어 있다”며 “향후 에어부산은 아시아나 계열사로서 추후 검토하고, 제주항공은 지원요청 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현산의 법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무산 발표 이후) 현산에서 연락받은 게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에 따라 인수대금의 10%에 해당하는 2500억원의 이행 보증금(계약금)을 환급받고자 소송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회장은 또 “현산과의 딜이 무산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아시아나라는 중요한 기업을 허공에 계속 둘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안정화 조치를 취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서 건넨 ‘집권 20년’ 건배사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2일 이 전 대표의 만화 전기 축하연에서 이 전 대표의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언급하며 “가자, 20년”이라고 건배사를 제안했다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금융 공공기관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얻어 맞았다.
파장이 커지자 이 회장은 “정치 원로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이날에도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특별한 법률 조항은 없지만 저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정책금융을 실행했고, 앞으로도 공정한 원칙에 입각해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