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유명희 지지 요청”… 메르켈 “전문성 갖춘 적임자”

韓·獨 정상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섰다. 추석인 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 지지를 당부했다. 통화는 문 대통령 제의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20분간 이어졌다. 양국 정상의 직접 소통은 약 2년만이다. 두 정상은 2018년 10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엔 유 본부장 지지 요청 서한을 독일 측에 전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한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왔고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와  발전이 WTO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본부장은 이런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추고 있고 WTO를 발전시키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는 3일 독일이 통일 30주년을 맞는 것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의미있는 날”이라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다시 악화하면서 우려가 클 것”이라면서 “그동안 (메르켈) 총리 리더십 하에 독일이 코로나19 대응에 모범이 돼온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인류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덕담도 곁들였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이 통일에 대해 꾸는 꿈을 잘 알고 있다”며 “성대하게 독일통일 30주년 행사를 치르고 싶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그러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온 한국의 대처 방식에 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