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위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 소개글 논란

게시글 삭제하고 관련 당직자들 면직 처분
페이스북 캡쳐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지도부 소개글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주식하다) 한강 갈 뻔”이라는 등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써 논란이 된 끝에 관련 당직자들을 면직 처분했다. 여당은 정·교(정치와 종교) 분리를 내세워 비판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념이 없다”고 질타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청년위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카드 뉴스 형식으로 청년위 지도부들의 소개글을 올렸다. 각 소개글에는 사진과 함께 슬로건과 하는 일, 추가 정보 등이 기재됐다. 이 가운데 주성은 대변인의 소개글에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고, 추가 정보에는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돼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종교색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는 최근 광화문 집회 등과 관련해 보수 기독교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당의 행보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금비 기획국장의 소개글 중 추가 정보에는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곱버스’(곱+인버스)는 시장이 하락하는 경우 그 하락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증시 상품을 일컫는 은어이며, ‘한강에 간다’는 말은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투신)을 한다는 뜻의 표현이다.

 

이재빈 육성본부장 소개글의 경우 추가 정보에 쓴 ‘육군땅개알보병’이란 표현이 육군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청년위는 논란이 일자 관련 게시글을 삭제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청년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기획국장과 이 육성본부장을 면직 처분하기로 했다. 주 대변인의 내정도 취소했다.

 

페이스북 캡쳐

더불어민주당 조은주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내 “헌법상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기본원리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표현”이라면서 “정치 언어의 품격을 되찾기를 부탁한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러니 저쪽(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지”라며 “(국민의힘은)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으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