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남북미 대화 여부, 文 "남북관계 반전 기대"…트럼프 확진이 변수

남북 '대화 국면' 재개될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영상 캡처

북한 해역에서 남측 공무원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 12일이 지났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남북이 입장문을 주고받은 가운데 이를 계기로 남북 '대화 국면'이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6월 북한이 '대적 사업'을 진행하며 남북 간 대화 창구가 전면 폐쇄된 바 있다.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남북 관계는 지난달 22일 발생한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다시 요동쳤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북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북한은 하루 만에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입장문을 내놨다.

 

해당 사건에 대한 남북의 입장 차이는 존재했지만, 남한의 요청에 북한이 발 빠른 대응을 보였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또 사건 발생 전 남북 정상 간 주고받았던 친서가 공개되며 남북 대화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이를 계기로 남북 군 통신선을 우선 복구해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이 모색되고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달 27일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 이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통신선 복구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요구한 '공동조사'에도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 이후에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이 미국 대선(11월 3일) 전 10월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한미도 북한과의 대화 전개에 대비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통화를 가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 정부의 남북 간 대화를 통한 진상 규명 등 사건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지난 1일(현지 시간) 독일을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월은 한반도 정세에 정말 중요한 한 달이 될 것"이라며 10월 깜짝 북미대화를 일컫는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남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오는 7~8일 방한을 예고하며 남북미 대화와 관련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돌발 변수가 나오면서 남북 대화의 타이밍은 전반적으로 늦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비롯된 한반도 위기를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협의가 필요한 만큼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국면 재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