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서 야외 활동이 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다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과 들을 찾아 밖으로 나가고 있다. 증가한 야외 활동만큼 각종 진드기와 세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자도 늘 수 있다. 이들 질환은 대부분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코로나19 또는 독감 환자로 오인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가을철 대표적인 발열성 감염 질환은 ‘쓰쓰가무시증’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쓰쓰가무시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4005명이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인 9월부터 점점 증가해 11월 2283명으로 절정을 이룬다. 쓰쓰가무시증 매개인 진드기 유충이 9월에 나타나 11월에 가장 많아지는 것과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신증후군출혈열은 2∼3주 전에 쥐가 많은 삼림 지역이나 논밭에 노출된 경력이 있으면서 특징적인 임상 증상과 검사 소견, 병의 진행 경과 등을 보일 때 발병을 의심한다. 아직 유행성출혈열 원인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병의 단계별로 적절한 대증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설치류와 설치류의 서식지에 접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이 개발돼 있기는 하지만, 효능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신성 질환이다. 사람과 동물이 감염되는 가장 흔한 인수공통전염병의 하나다. 가축이나 야생 동물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며, 그로 인해 오염된 강물, 지하수, 흙과 접촉해도 감염이 된다. 감염 후 7∼12일 정도 잠복기를 가지며, 이후 발열과 두통, 오한, 종아리와 허벅지 등에 심한 근육통, 충혈(눈 흰자위가 벌겋게 보이는 증상)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심할 경우 급성 신부전증, 전신 출혈 등과 같은 증세도 나타난다. 황달이나 신장 손상이 발생할 경우 30%는 사망에 이른다.
혈액이나 소변 등의 현미경 관찰이나 항체·DNA 검사 등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에는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항생제 선택은 약물 이용의 용이성, 환자 나이, 동시에 투여되고 있는 다른 약의 종류에 따라 결정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살짝 긁히는 정도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니 야외 활동을 할 때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김미란 센터장은 “쓰쓰가무시증 등 가을철에 유행하는 발열성 감염 질환은 증상이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와 유사해 본인 건강은 물론 의료기관 및 방역체계 혼선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야외 활동 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야외 활동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