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100만명 넘긴 “문재인 구속” 백악관 청원… 압도적 1위

與 송영길은 “매국 넘어 노예근성” 맹비판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 더 피플’에 올해 4월23일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구속 기소 청원글. 위 더 피플 캡처

 

올해 4월 미국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구속 청원에 서명한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청원 가운데 압도적 1위이자, 역대 청원 중 서명자 100만명을 넘어선 경우가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례적인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여권에서는 해당 청원과 관련해 “치욕스럽다”, “매국을 넘어 노예 근성”이라는 등 맹비판이 나왔다.

 

6일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 더 피플’을 보면 “INDICT & ARREST Moon Jae-in for SMUGGLING the ChinaVirus into the US & ENDANGERING the national security of US & ROK!”(중국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미국에 들여오고 한국과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기에 빠트린 문재인을 구속하고 기소하라!)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12시40분 현재 101만6995명이 서명했다. 지난 4월23일 올라온 이 청원은 게시 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목표치인 10만명을 10배 이상 뛰어넘겨 청원 1위를 기록 중이다. 미국 내 주요 현안이 아닌 외국 정치에 관한 사안이 1위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청원 본문에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미국에 퍼지게 함으로써 미국인들이 대거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동아시아 지역 최고의 혈맹인 한·미 동맹을 위태롭게 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공산국가인 북한과 중국, 그리고 ‘민주주의 제도 밖의 숨은 권력집단’(Deep State)과 결탁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붕괴를 꾀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이날 현재 해당 청원을 제외한 ‘위 더 피플’의 다른 주요 청원들로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대한 수사(2위·65만7514회)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6위·44만2844회)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 탄핵(8위·40만4176명) 등 미 국내 정치 현안들이 있다. 백악관 청원에 한 달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서명하면 60일 내로 백악관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의 정치 현안을 다룬 청원의 경우 백악관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15 총선 직후인 지난 4월18일에도 “한국 선거가 여당에 의해 조작됐다”는 청원글이 올라와 한 달 안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지만 백악관은 답변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문 대통령 체포 청원은 유튜브 채널 ‘태평TV’를 운영하는 김일선 전 한양대 겸임교수가 올렸다고 한다.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 지난 4월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구속 기소 청원 서명자가 100만명을 넘겼다. 위 더 피플 캡처

 

국내에선 여권을 중심으로 해당 청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 청원을 두고 “한국 극우세력들의 청원이 틀림없다”며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칼을 겨눈 21세기판 이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또 “청원 사유의 황당함은 제쳐두고, 엄연히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미국의 대통령에게 구속 기소해 달라고 읍소하는 작태에 황망하기 이를 데가 없다”며 “이 정도면 매국을 넘어 노예 근성이라 부를 만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더러운 매국매족의 DNA와 피가 이들에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