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귀임을 앞두고 돌연 잠적해 큰 주목을 받았던 북한 조성길(사진)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에 북한 고위층인 대사급 인사의 한국행이라는 평가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실무 외교관의 남한행은 간간이 있어왔지만, 북한의 대사급 인사가 한국에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대사대리는 북한 외교관 집안 출신의 최고위급 외교관으로 소위 ‘엘리트’였다.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했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어·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했다.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를 추방해 대사직을 대리했다.
특히 그의 탈북은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한 이래 북한 고위급 재외공관장의 첫 탈북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에선 보수 진영 인사들을 중심으로 조 전 대사 가족의 한국행을 추진하는 단체도 결성됐다. 특히 당시 먼저 탈북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에 조 전 대사의 한국행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촉구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백소용·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