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다고 말려질 사람 아냐” 강경화 남편 해명에 웃음 터진 국감장

남편 미국행 못 막은 이유 해명하며 ‘외교부 성과’ 언급하기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 논란을 막지 못한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며 “(남편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 국정감사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기 전 “국민께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해외여행과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 출국을 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에 대해 많은 의원의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성실하고 성의 있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남편 이 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과 미국 동부 해안을 여행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미국 출국 길에 올랐다. 외교부가 코로나19 우려로 전 세계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미국행을 선택한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이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강 장관을 향해 “남편이 오래전부터 여행을 계획했는데 만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장관은 “개인사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답변에 질의한 이 의원조차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등 국감장에서는 일순간 웃음이 터졌다.

 

이날 강 장관은 남편의 미국행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배경을 설명하며 ‘외교부의 성과’라는 인식이 있었다는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그는 “외교부는 미국행 여행에 국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여행길을 열기 위해 노력했고, 올해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할 때에도 미국 여행길은 열려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여행객이 90% 줄은 상황이지만 매달 1만6000명이 미국으로 가고 있다”며 “그걸 보고 미국 여행 문을 열어놓길 잘했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 생각도 있어서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위축되고 어려운 심리를 가진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켜 송구한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