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처방받은 치료제 효과가 놀라울 정도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이 약을 무료로 공급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해당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데다 실제로 ‘트럼프식 치료’를 받으려면 1억1600만원이 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미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처방받은 사실을 알리며 “믿을 수가 없었다. 즉시 상태가 좋아졌다”고 효과를 치켜세웠다. 그는 “(병원에) 들어가서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꼈지만 24시간이 지나 상태가 아주 좋다고 느꼈다. 병원에서 나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기 원한다. 미국 국민은 무료로 약을 얻게 될 것”이라며 “(감염이) 발생한 건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 중국의 잘못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이틀 만인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CNN은 ‘최소 10일은 격리해야 한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의 확진으로 육해공군 수뇌부가 모두 자가격리에 돌입한 가운데 4성 장군인 게리 토머스 해병대 부사령관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일 합동참모본부 회의에 참석한 뒤 자가격리 중이었다.
크리드 베일리 백악관 인사보안실장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부터 병원에서 투병해왔으나 백악관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ABC방송은 이날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메모를 입수해 백악관발 코로나19 확진자가 34명으로 전날보다 10명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