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일 코로나19 검사, 주말 플로리다 유세 참여할 것"

대통령 주치의 “트럼프 치료 종료”
美 대선후보 2차 TV토론 신경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프리랜드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가 사흘 만에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대선 유세전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숀 콘리 주치의도 대통령의 치료가 끝났다면서 주말부터 공식 일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아직 음성 진단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토요일(10일) 밤에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전에 참석하고, 이튿날 밤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건강 상태가 매우 좋아 완벽한 것 같다”며 “9일 다시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염이나 바이러스는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오늘 밤에라도 유세전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한테서 코로나19가 전염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20분가량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때때로 목이 쉬었고, 어느순간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과정을 모두 마쳤다”며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고 코로나19가 더이상 진행된 징후가 없다. 토요일부터는 공식 일정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리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심장 박동은 1분에 69회, 혈압은 127/81”이라며 “치료에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 언론은 하지만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수많은 지지자들 앞에 서겠다고 공표했다면서 기본적인 코로나19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격리기간은 이날까지 1주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공식 석상 복귀 시사는 15일로 예정된 2차 대선후보 TV토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앞서 미 대선토론위원회(CPD)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감안해 토론회를 화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토론에 불참 의사를 밝히고 대신 2·3차 토론을 1주일씩 연기하자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이에 “트럼프가 아니라 CPD가 날짜를 정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행동이 그에게 달력을 새로 쓰고 새로운 날짜를 선택하도록 허락하지는 않는다”고 ‘연기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9월 29일, 10월 15일과 22일 세 번의 토론 개최를 수용했고, 트럼프는 오늘 15일 토론회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며 “우린 10월 22일로 예정된 마지막 토론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가 나타날 수도, 다시 거절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의 선택”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2·3차 토론이 열릴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일단 15일로 예정된 2차 토론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은 내다봤다.

 

한편, 선거 자료를 분석하는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까지 66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조기·우편 투표를 마쳤다. 2016년 대선을 앞둔 비슷한 시기의 투표 인원에 비해 10배가 넘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