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영창 현수막’ 김소연 “당협위원장 사퇴…당 내외에서 콕 찍어 ‘교체’ 압박”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9일 페이스북에서 물러난다고 밝혀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추석 인사말 현수막 사진. 페이스북 캡처

 

추석을 앞두고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모차르트의 자장가 가사 일부를 인용한 현수막을 걸어 논란에 휘말렸던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9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내의 여러 인사들, 당 밖의 진중권 같은 자들과 심지어 박범계까지도 남의 당의 당무감사에 관여하며 저를 콕 찍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추석 인사말이 담긴 현수막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해당 현수막의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얻어 맞았다. ‘달님’은 친문(親文) 진영에서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며, ‘영창’은 동음이의어인 군 감옥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은 그에 화답이라도 할 모양인 듯 비대위원이 직접 방송에 나가 ‘궁예’라도 된 양 저의 활동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해보겠다고 예고했다”며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은 자비를 들여 게첩한 것이며, 우리당 누구로부터 제지를 받거나 질문을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같은당 김병민 비대위원이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건 추석을 앞두고 현수막에 대한 공통 문구가 내려왔다는 것”이라며 “그 내용의 현수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른 의미의 문구가 들어갔다면 어떤 의도와 의미들이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 국민에게 오해살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는지를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파악할 거라고 본다”고 말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원외 당협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당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당협 활동의 이력이 아니라 관심법으로 당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도 않고, ‘중의적’이라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방송에 나가서 제가 했다고 발언을 했다”며 “저에게 직접 연락해서 물어봐도 될 일을 방송에 나가서 대외적으로 저격하듯 발언하는 것을 보니 바른미래당 시절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내 분열과 당내 분쟁을 시시콜콜 방송에 보고하며 출연료를 벌어간 것이 생각이 나서, 바른미래당과 민생당의 길을 따라가려는 것인지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물 일부. 페이스북 캡처

 

다만,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정강정책 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부분 등 동의하지 못할 내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여성정치, 청년정치라는 ‘정체성’의 정치를 거부한다”고 페이스북에서 말한 것을 볼 때, 단지 이번 현수막 사건만으로 사퇴를 결심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저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라며 “앞으로 정치적인 행보, 변호사로서의 직업활동 등에서도 유쾌하고 치열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협위원장직은 사퇴해도 우리 지역은 지킬 것을 주민들과 당원들에게 말씀드린다”며 “제 뒤를 이어 대전 유성을 당협을 이끌어갈 자가 기존 당협운영위원이나 당원들과 잘 소통하고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