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펀드 사기에 연루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여권을 덮쳤다.
라임자산운용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8일 법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로비 목적으로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여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문건에 여당 관계자들이 펀드 설정·운용 과정에 관여하고 수익자로도 포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두 사태를 정권 실세가 개입된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2주차로 접어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여권 인사의 연루 여부가 드러나면 자칫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투자금 회수를 걱정하는 피해자에게 청와대 파견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전 금융감독원 김모 팀장(구속) 명함을 보여주며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도 김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민주당 기동민 의원에 이어 또 다른 이모 의원에게도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검찰수사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누구든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이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로비 성격으로 (여권 인사들이) 개입돼 있다면 현행법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하고 결과에 대해 (관련 인사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연루된 개인의 비리 성격으로 선을 그었다.
오는 12, 13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선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와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 등 관련 펀드를 판매한 금융권 인물이 출석한다.
이현미·곽은산·정필재 기자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