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과 시각장애인의 정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기 전에 조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해소를 기치로 스타트업 ‘와들’을 창업한 박지혁(22) 대표는 재학 중 창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국과학영재학교 재학 시절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외골격 로봇 개발 연구에 참여했다. 개발의 최전선에 선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꿈은 이전부터 꿔왔지만 전자, 기계 공학 기술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더욱 명확한 진로의 윤곽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 진학한 뒤로는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닷 인코퍼레이션’에서 8개월을 일했다.
박 대표는 “시각장애인을 회사 동료로, 고객으로 만나며 의외의 순간들을 경험했다”며 “같이 밥을 먹을 때는 (이들에게) 반찬의 위치만 알려줘도 먹는 데 거의 어려움이 없었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PC를 사용할 때는 이들이 비장애인으로서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와들을 만든 박 대표는 올해 7월에는 본격적으로 시각장애인의 이용 편의를 향상한 온라인 쇼핑몰 ‘소리마켓’을 출시했다. 소리마켓은 광학문자인식(OCR) 엔진 기술을 활용해 사진이나 그림 안에 담긴 문자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모든 문자를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상품과 관련도가 높은 설명을 선별적으로 읽어 시각장애인의 쇼핑을 돕는다.
박 대표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술혁신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사회 흐름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그런 것들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격차를 최대한 좁혀 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