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정대협 측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적법하게 사용. 후원계좌 공개 부적절"

윤 의원 측 "후원금 내용을 모두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 후원자들을 기망한 적 없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측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은 적법하게 사용됐으며 후원계좌를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는 12일 오모씨 등 32명이 나눔의집과 정대협, 윤 의원을 상대로 낸 후원금 반환 청구소송 1회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강모씨 등 23명이 나눔의집을 상대로 제기한 후원금 반환 청구소송 1회 변론기일도 함께 열렸다.

 

후원자(원고) 측은 나눔의집 후원금을 조사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를 확보하기 위한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했다. 또 검찰이 기소한 윤 의원과 정대협 간부에 대한 공소장 관련 문서송부촉탁신청도 했다.

 

또 후원자들이 입금한 후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후원금을 입금받은 나눔의집 통장계좌의 당해년도 및 다음 연도에 관한 입출금거래내역에 관해 금융거래정보명령신청도 했다.

 

하지만 피고 측은 후원금을 적법하게 사용했다면서 후원자들부터 받은 통장거래내역이 공개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대협 측 대리인은 "언론 보도는 추측성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소장에서 주장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 수사결과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 측 대리인도 "후원금 내용을 모두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했다"며 "후원자들을 기망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에 후원자 측 대리인은 "윤 의원은 후원금을 유용하지 않았다고 변론하지만, 임의로 받아서 쓴 돈이 있다는 사실이 한 언론보도로 입증됐다"며 "정대협 등이 후원금 유용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정대협 측 대리인이 "모든 계좌 내역을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후원자 측 대리인도 "모든 계좌를 보자는 것이 아니라 지출한 내역을 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후원자 측 대리인은 "위안부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조정기일을 통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했지만 피고들은 거절했다"며 "정대협은 로펌 다섯 군데를 선임해 방어하는데, 소송 중 정대협에 대한 청구는 원고 3명이며 청구금액이 172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후원금 반환모임 대표를 맡은 김영호씨는 "계좌를 공개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서 피고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청원서를 후원자들로부터 받아 수사기관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25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과 관련한 논란은 나눔의집 직원 7명이 '막대한 후원금이 시설이 아닌 운영법인으로 귀속되고 있다'고 폭로하며 불거졌다. 이들에 따르면 법인은 60억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윤 의원 남편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가 경제민주주의21 대표인 김경율 회계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