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영창’ 김소연, 김종인 만류로 사퇴 철회…진중권 “또 사고칠 것”

“김 위원장, 전화 걸어 ‘딴생각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격려”
“현실감각 상실” vs“페미 공격받기 전 자중하길” 진중권과 설전도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추석 현수막에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를 넣었다가 논란이 된 후 사퇴 의사를 밝힌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류로 사퇴 의사를 거둬들였다.

 

김 당협위원장은 12일 김 비대위원장이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사퇴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언론에 “김 위원장이 ‘딴생각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당무감사를 성실히 받는 것을 포함해 당에서 할 말을 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정강정책 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부분 등에 대한 항의 표시로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달님은 영창으로’라고 적힌 추석 현수막이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라는 논란이 인 뒤 당무감사를 앞둔 시점이었다. 그는 “부정선거 문제 제기만 해도 극우라 낙인찍고, 음모론자로 몰고 가는 게 제1야당이 할 일인가”라고 당에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사퇴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남의 당 당무감사에 관여하며 저를 콕 찍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그에 화답이라도 할 모양인 듯 비대위원이 직접 방송에 나가 궁예라도 된 양 저의 활동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해 보겠다고 예고했다”며 “직접 연락해서 물어봐도 될 일을 방송에 나가서 대외적으로 저격하듯 발언한다”고 당직위원장 사퇴의 뜻을 밝혔다.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추석 인사말 현수막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8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현수막 논란’ 관련해 “어떤 의도와 의미가 있었는지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파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한가위, 마음만은 따뜻하게.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를 넣은 추석 현수막을 걸고 이를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됐다.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는 모차르트의 자장가에 나오는 가사 일부이지만, 친문(親文·친 문재인) 지지자들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 군대 내 감옥을 뜻하는 ‘영창’으로 해석된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연합뉴스

현수막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김 당협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던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달님은 영창으로’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친구(김소연 당협위원장)가 개표 조작 음모론 신봉자라는 데에 있다”면서 “아예 현실감각을 상실한 사람한테 지역위원장씩이나 맡기면 어떡하는가? 이 친구, 앞으로 계속 사고 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지금도 개혁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맹탕인데, 이런 일 하나 정리 못 하면 그냥 망하는 것”이라며 “변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으니, 여당이 아무리 개판을 쳐도 국민의 신뢰가 그쪽으로 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 선거무효소송 대리인이자 당사자로 우리 법에 정해진 절차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는데, 무슨 광우뻥처럼 촛불 켜놓고 굿이라도 했나, 노래하고 춤이라도 췄나”라면서 “저에 대한 관심 감사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그쪽 페미들이 말하는 '사이버 스토킹', 집착으로 보일 수 있다. 페미들 공격받기 전에 자중하시길”이라고 재반박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