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애플리케이션(앱)과 지역화폐를 연결해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는 지역 경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공공배달앱과 지역화폐를 연결한 ‘경기도형 디지털 뉴딜 추진안’을 내놓았다. 앞서 이 지사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자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은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플랫폼 산업의 불공정 해소를 통해 건강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 모범적이고 시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디지털경제의 흐름을 고속도로에 비유했다. “과거 오프라인 경제시대의 SOC인 경부고속도로를 특정 개인기업이 장악해 맘대로 (통행료를) 받는다고 하면 끔찍할 것”이라며 “이제 디지털경제가 대세인데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완전히 독점해 이용자, 소비자들이 과중한 부담을 갖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소위 배달앱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도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적인 근간인 플랫폼 독점을 일부나마 완화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최근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분과위에서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지배력 남용이 심각하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아마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 문제가 경제현안의 전면으로 떠오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댐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인용해, “경기도형 디지털 뉴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 추진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도민 참여를 통한 데이터 주권을 확립하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SOC 구축의 일환으로 공공배달앱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산하 경기도주식회사는 최근 공공배달앱 명칭을 ‘배달특급’으로 결정하고 11월 초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이 지사는 지역화폐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지역화폐는 유통 대기업의 매출 일부를 지역경제에 환류시켜 자영업자의 매출을 증대해줌으로써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장치”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경기도 내) BC카드 매출의 64%는 10억원 이상 매장에서 사용된 반면 지역화폐는 3억원 미만 매장에서 사용된 비율이 36.7%”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