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만남의 연속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며 마음 밭을 일구고 희망을 만들어 간다. 그런데 요즘은 그 신나고 즐거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사는 재미가 없다. 결국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우울증.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서일까?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의 시간을 잘 견뎌내는 각국의 슬기로운 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호주에서는 오랜 시간 격리에 지친 시민들이 집 앞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드레스를 입는 등 한껏 멋을 내는 영상과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발상의 전환은 많은 사람을 웃게 했고 결국 공감대가 형성되어 각국으로 퍼졌다. 웨딩드레스, 겨울왕국의 공주 옷 등 다양한 옷을 입고 고작 집 앞 쓰레기 버리기이지만 즐거운 외출에 나선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한 테너 성악가는 매일 저녁 자신의 아파트 테라스에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관객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다. 그들은 서로서로 노래와 박수로 위로하며 힘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합창단이 만들어졌다. 지휘자는 그 아파트 경비원이다. 땅바닥에서 위를 올려다 보며 신나게 지휘하고 테라스에 나온 주민들은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 블루를 녹이고 있다. 우울증은 늪 같아서 방치해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깊게 빠진다. 체계적인 독서계획을 세우고 그리스 신화를 읽고, 인터넷 강의로 중국어를 배우고, 매일 한 시간씩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스스로 경각심을 느끼고 뭔가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