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순 참기름 팝니다.’ 예전 시장에서 봤던 기름 파는 가게의 안내문이다. 참기름을 들기름과 구분하자면 참깨의 ‘참’ 하나만 붙여도 충분할 것이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지 사람들은 ‘순’을 보태고 ‘진짜’로 포장한다. 진짜는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상태를 가리키므로 자꾸 이것저것을 덧대고 첨가하면 되레 진짜와 멀어질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화폐도 색깔이 화려할수록 가짜일 확률이 높다. 진짜는 억지로 꾸밀 필요가 없으나 가짜는 진짜처럼 꾸며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로 스타덤에 오른 이근 예비역 대위가 이번엔 성추행 전과로 도마에 올랐다. 이씨는 2017년 서울 강남의 한 클럽 복도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결문까지 공개되자 그는 “법적 처벌은 받았지만 추행은 없었다”고 발뺌했다. 앞서 이씨는 자신의 ‘빚투’ 의혹을 계속 부인하다 물증이 제시되고 나서야 뒤늦게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둘러댔다. 거짓말이 아니라 기억력의 문제라는 얘기다. 이번 소동에 한 네티즌은 “진짜 ‘가짜 사나이’ 맞네”라는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