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계금융포럼 마지막 토론 주제인 세션 3 ‘빅테크 금융 진출과 소비자 보호방안’은 세션 2와 마찬가지로 정홍주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들은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정보기술(IT)기업의 잇따른 금융업 진출 현황을 짚고, 그에 따른 소비자보호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주제발표를 맡은 윤민섭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한국 빅테크 기업은 사업영역과 자산규모 측면에서 미국, 중국의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기 어렵다”며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해 있는 한국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금융사보다 고객 충성도 및 네트워크 효과 등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위원은 핀테크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소비자들이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융업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증가하고 비대면 방식의 판매행위에 대한 규제 적용이 모호해졌다”고 소비자 권리 침해를 우려했다. 또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회사보다 훨씬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남용할 수 있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구매력 등을 평가하면 소비자를 차별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지식 네이버파이낸셜 법무정책실장은 온라인에서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위험성에 동의하면서도 “불완전판매 위험성은 오프라인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금융상품 조건을 쉽게 비교할 수 있고 강제성이 훨씬 약하며, 중소형 금융사의 좋은 상품도 이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온라인 플랫폼의 금융상품 설명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금융회사가 핵심 내용을 정해진 방식으로 설명했다면, 그 이후 문제는 소비자 책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소비자가 더 책임감을 갖고 금융거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수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은 “기존 산업에 진출해 혁신을 이끄는 핀테크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기존 금융사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하며 “기존 금융산업의 문제인 정보비대칭성과 소비자보호 미흡 문제를 빅테크 기업들이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가장 문제가 될 부분은 불완전판매 증가, 독자지위 남용, 인공지능 자동화 시스템의 소비자 차별 및 기만 행위가 될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이 가진 장점을 통해 기존 금융업과 차별화된 소비자보호 제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