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를 조기에 띄우면서 출마를 노리는 내부 후보군들이 잇달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14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사무총장과 경선준비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이 경선준비위원회에 참여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어 그만두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전날 출범한 경선준비위에서 당연직으로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김 사무총장이 경선 규칙 등을 검토하는 경선준비위에 포함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경선준비위 소속 전원은 서울·부산시장 출마포기 각서에 서명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후보경선 준비를 위해 한 달 전 마포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봉을에서 재선을 한 그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 후 ‘김종인 비대위’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사무총장) 본인이 일신상 이유로 그만둔다 해서 수리했다”며 “스스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겠다는 결심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사무총장 인선은 이번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잠재후보로 거론되는 다른 주자들도 앞서 준비위 불참을 잇달아 선언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상황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데 시작부터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재보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만드는 여연 원장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되게 돕는 것이 맞다”며 경선준비위원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차후 경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사전 여론조사 등을 맡게 되는 여연원장직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수 뛸 사람이 심판을 맡는 것을 불공정하다”며 출마 후보군들의 경선준비위 참여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경선 룰 방식에 대해선 “기존 당원들이 행사하는 투표권 비율이 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권리당원과 일반국민 투표권 비율이 50%씩이다. 그는 “올 12월 말 또는 내년 1월쯤엔 출마 희망 후보군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국민통합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 유력권인 20위 이내에서 4분의 1을 호남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민통합 문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호남 민심’을 강조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