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사건’과 같은 시험문제·정답 유출사건이 최근 4년간 1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2018년 숙명여고 사태 이후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올해만 3건의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가 15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근 4년간 초중고 시험지 유출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이날까지 15건의 시험지 유출이 적발됐다. 2016년 1건, 2017년 4건에 이어 숙명여고 사태가 발생한 2018년 6건, 올해 3건 등이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시험문제 유출건을 살펴보면 좀 더 강력한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6월 말 수면 위로 드러난 강원외고 시험지 유출사건의 경우 강원도교육청 조사 결과 고3 A학생이 새벽에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지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A학생은 교무실의 시험지 보관장소가 이중잠금장치로 돼 있어 여기에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교사가 오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서랍에 보관했던 시험지를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의 안일한 시험지 관리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경북 상주 우석여고에서 발생한 유출건의 배경에도 시험지 관리 부실이 자리한다. 기간제 교사 B씨는 8월 초 시행한 사회·문화 과목 기말고사 총 23문항 중 20문항을 EBS 수능완성(사회·문화) 교재에 수록된 문제를 그대로 출제했는데, 기말고사 2주 전 C학생에게 EBS 수능완성 교재를 이메일로 전송해 시험문제를 유출했다. C학생은 같은 반 친구 태블릿PC에서 메일 내용을 확인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고, 해당 학교 문과 2학년 학생 70여명에게 문제가 유출됐다.
교사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주 우석여고 유출건의 경우 B 교사는 시험문제 출제 시 이동식 저장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용 PC의 하드디스크에 시험 원안 파일을 저장하는 등 관리 규정을 어겼지만, 해당 학교 연구부에서는 학생평가 자율 보안 점검표의 점검결과를 ‘적정’으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완도고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실이 입수한 전남교육청의 교육공무원 징계의결 요구 사유서에 따르면 D교사는 올해 7월 ‘영어 독해와 작문’ 교과시험 실시 이전에 고3 학생에게 ‘관심과 위안을 받기 위한 사사로운 목적으로 교과 출제 문항 정보와 유사답안이 기재된 용지를 학생에게 전달’했다. 전남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조처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평가관리실 등에 CCTV가 설치돼도 출제·보관 단계에서 시험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자율 보안 점검표도 학교 현장에서 거짓으로 작성해 보고해도 정확한 관리 실태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 당국의 주기적인 실태 점검과 교사·학생을 대상으로 철저한 관련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