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정관계·검찰에 대한 전방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여당뿐 아니라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건넸고 현직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 검찰이 원하는 결론에 맞춰 수사를 했고, 전관 변호사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 사건에 관련 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검찰의 국기문란 행위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충격적이다.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 데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사기 혐의자의 폭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지만 무시하기엔 내용이 구체적이다. 김씨는 야당 인사 금품로비에 대해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를 했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 3명에게 향응을 제공한 시간·장소를 특정하면서 이 중 한 명이 라임 수사 책임자라고도 했다. 지난 4월 자신이 체포된 당일 변호사가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 꺼내지 말라”며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검사가 로비를 받고 ‘왜곡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진상 규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