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국 수사, 나도 인간이기에 번민했다”

“박상기에 ‘조국 낙마’ 언급? 사퇴 요구 아니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눈가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 “저도 인간인 만큼 개인적으로 굉장히 번민했다”고 털어놨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3년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던 윤 총장이 박근혜정부의 미움을 사 징계를 받고 좌천되자 “절대 그만두지 말고 검사직을 지켜달라”고 응원하는 등 한때 윤 총장을 위한 ‘수호천사’를 자임했었다. 

 

조 전 장관이 고위 공직자 후보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윤 총장이 이 검증을 무사히 통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낙점된 끈끈한 ‘인연’도 있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며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대통령이 임명하려는 법무부 장관을 검찰총장이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저도 굉장히 번민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윤 총장은 “제가 조 전 장관과 개인적으로 친밀하진 않지만, 총장 임명 전후 만났고 검찰 인사도 여러 차례 만나 논의도 했다”며 “(조 전 장관) 수사를 해야 하는지를 놓고 저도 인간이기에 굉장히 번민했다. 그 상황에서 참 부득이한 것이었던 점을 이해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에게 ‘조 전 장관 낙마’를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 관련 압수수색 당일 박 전 장관을 만났다”면서 “박 장관이 ‘어떻게 선처가 좀 될 수 있겠느냐’고 물어서 답한 것일 뿐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박 장관의 질문에) ‘야당과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는데 만약 사퇴한다면 좀 조용해져서 일 처리하는 데 재량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이어 윤 총장은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며 “저도 사실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 그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청와대에 독대를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