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투약’ 렘데시비르 ‘코로나 19 치료제’로 FDA서 정식 사용 승인 받아

코로나19 입원 환자 더 빨리 회복하게 돕는 첫 항바이러스 약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AP/길리어드사이언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약했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미 FDA가 항바이러스 약물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수석의학책임자 멀대드 퍼시는 별도 홈페이지 공개서한을 통해 “이 약물은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가 더 빨리 회복하게 돕는 것으로 증명된 첫 항바이러스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 제조 역량을 늘리고 외부 제조망을 확대해 다음 주쯤 전 세계적으로 임상상 적절한 환자 치료에 약물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렘데시비르는 주로 코로나19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성인과 12세 이상 환자(몸무게 최소 40㎏)를 상대로 사용하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반응 환자 등엔 사용이 금지되며, 투약 후 발열과 혈압 변화, 빈맥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5일까지 6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약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은 16일 렘데시비르 국내 투약 현황에 대해 “15일 기준 611명”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로, 앞선 임상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지난 7월 국내 코로나19 환자에게 처음으로 투약한 뒤 전날까지 600여명의 환자에게 투여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투약 대상을 폐렴을 앓으면서 산소치료를 받고 있고, 증상이 발생한 뒤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로 제한하고 있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WHO가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회복에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WHO의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또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