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재계 “큰별 졌다”

경영 27년간 삼성 세계적 기업으로 일궈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을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이 장기 투병 끝에 25일 오전 향년 78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1942년생인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된 다음 날인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며 신체기능을 회복해 재활치료를 받아왔지만 6년5개월간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진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아들인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삼성 경영 승계 이후 2014년 입원 전까지 약 27년간 상성그룹을 이끌었다. 이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기 전에도 삼성은 국내 최고 기업이었지만 그가 경영을 맡은 27년간 삼성 매출은 40배, 시가총액은 300배 이상 커지는 등 크게 성장했다.

 

1988년 당시 45세에 불과했던 이 회장은 “세기말적 변화가 온다.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제2의 창업’을 선포했다. 이 회장은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세계 1위(D램 부문)로 올려놓는 데 이어 스마트폰, 바이오시밀러 등 신사업에도 눈을 돌리며 삼성그룹을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올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특히 이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양이 아닌 질(質) 경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선언으로 7·4제(7시 출근 4시 퇴근), 라인스톱제(불량이 발생하면 모든 설비를 멈추고 원인을 파악함) 등 파격적 제도를 도입했다. 또 이 회장은 ‘품질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삼성 수준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