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이 26일부터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를 열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 확보와 기술 자립을 통한 경제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미국에 대한 대응방향을 결정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19기 5중 전회에서 시진핑 주석 등 최고 지도부는 2021∼2025년에 적용될 1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14·5계획)과 시 주석 중심의 단일지도체제 강화를 위한 ‘공작(업무) 조례’ 추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5중 전회에서 결정되는 14·5계획에 대해 일찌감치 ‘쌍순환’(雙循環·이중순환) 발전전략을 핵심 개념으로 제시했다. 쌍순환 전략은 세계 경제(국제 순환)와 긴밀한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자립 등을 통해 국내 경제(국내 대순환)를 최대한 발전시켜나간다는 개념이다.
개혁·개방을 통해 다른 나라와의 교류를 활성화하지만, 핵심 첨단기술 확보 등 기술 자립을 바탕으로 한 산업구조 고도화로 인구 14억 거대 내수시장의 힘을 한층 높이는 데 방점이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거대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 확대 기조를 표방해 왔지만, 미국 경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 틱톡, 위챗 등 중국 기업에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공급 제재 방침에 존폐 위기에 내몰린 것은 중국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기술 자립을 위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등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기존에 밝힌 데이터센터, 5G 기지국, 신에너지자동차 충전설비, 인공지능, 산업인터넷, 특고압, 고속·도시철도 등 7대 신형 인프라에 대해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같이 도시 지역을 묶어 신성장 거점으로도 삼을 방침이다.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 기고문에서 “2020년 GDP의 2.5%(3500억∼4000억달러)이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5년 3%(6000억∼650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중국은 2021∼202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발표한다. 중국 정부는 2011∼2015년(12·5계획)과 2016∼2020년(13·5계획) 당시 성장률 목표를 각각 7%와 6.5%로 정한 바 있지만, 14·5계획에선 5%대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2035년까지 장기 경제 목표 설정도 논의된다. 시 주석이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겠다고 제시한 목표 시한이 2035년이다. 시진핑 지도부의 경제분야 목표 설정은 장기 집권을 위한 정당화의 한 방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시 주석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를 더욱 확고히하는 내용의 중앙위 공작 조례 추인도 다룰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서태평양에서 해양 경비를 수행할 고성능 쾌속정을 배치하고 있다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USCG)는 남태평양의 미국령 사모아에도 긴급 대응용 쾌속정을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인도·태평양에 있는 다른 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중국의 불법, 미신고 어업과 공격행위가 우리와 태평양 국가들의 주권을 위협하고, 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