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9척을 운용 중인 손원일급 잠수함 가운데 두번째 함정인 ‘정지함’이 무려 1년 가까이 수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이 수중작전을 급격히 확대하는 상황에서 해양전력 공백과 기존 잠수함 운용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26일 해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정지함 추진 전동기(전기모터) 내부 구성품인 인버터 모듈이 고장났다. 해군은 같은 해 12월 원제작사인 독일 지멘스로 해당 추진 전동기를 보내 수리토록 했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비가 완료되지 못했다.
고장 원인에 대해 해군 내부에서는 정지함의 잦은 작전투입으로 인한 동력체계 과부하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군 소식통은 “정지함은 연평균 추진 전동기 적정 운용시간을 두 배 가까이 초과해서 운용한 것으로 안다”며 “2만㎞ 정도만 달려야 할 자동차를 4만㎞ 주행한 것과 같다”고 전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이 잠수함 숫자를 늘리며 수중작전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잠수함 1척이 장기간 작전불가능 상태에 있는 것은 해양전력 공백과 기존 잠수함 운용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해군의 잠수함 운용과 관리, 예방정비 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 의원은 “해군의 잠수함 관련 기술보증부터 관리 및 운용 등의 분야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전체적으로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