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수돗물 유충 깔따구류 확인…인천 유충과 달라”

지난 20일 밤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한 주택 샤워기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제주=연합뉴스

제주 서귀포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과 다른 국내 미기록 깔따구 유충 등 3종의 깔따구 유충으로 확인됐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유충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타마긴털깔따구, 깃깔따구속, 아기깔따구속 유충 등 3종의 깔따구 유충으로 확인됐다.

 

타마긴털깔따구 유충은 잔잔한 물의 시원한 곳 등에 서식하며 봄과 가을에 우화(유충에서 성충으로 되어가는 과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몸은 전반적으로 검은빛을 띠며, 성충 몸길이는 수컷 2.53∼2.82㎜, 암컷 2.05㎜ 수준이다.

 

깃깔따구속과 아기깔따구속 유충은 국내 미기록 종으로 조사됐다.

 

깃깔따구속 유충은 일반적으로 흐르는 물에서 서식하고, 아기깔따구속 유충은 거의 모든 수생 환경에서 발견되지만, 일부 식물에 굴을 파고 들어가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립생물자원관은 1차 조사 결과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인천에서 문제가 된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공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현미경 사진을 통한 1차 형태 분석에서는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됐으나, 정밀한 분석을 위해 2차 유전자 분석을 하게 됐다”며 “유충의 생태적 특징이 확인된 만큼 역학조사반을 운영해 원인 규명과 유충 유입 방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수돗물 유출 발생 원인 규명 등을 위한 민·관 합동 역학조사반을 본격 운영한다.

 

민·관 합동 역학조사반은 동물학, 생태독성학, 상하수도, 수처리, 곤충학 등을 연구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강정 정수장 대신, 인근 급수지역(정수장)에서 수돗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강정 정수장 대체 급수지역으로 동부급수지역(남원 등), 서부급수지역(회수 등), 어승생 저수지의 여유 급수 가능량이 충분한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도의 기존 조사에서 동부 및 서부 급수지역, 어승생 저수지에는 유충 등 이물질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강정 정수장에는 서귀포시 9개 지역 2만4000가구(6만1000여명)에 하루 2만2000t의 물을 공급해왔다.  강정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서귀포시 송산동,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동홍동, 대륜동, 대천동, 중문동, 효돈동 등이다.

 

도는 25일 현재까지 강정 정수장 관련 상수도 시설에서 57건의 유충 발견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