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8일 앞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동시 출격한 가운데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는 바이든 후보, 선거 당일 현장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며 우편투표를 장려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해온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현재 6097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우편투표는 4064만명, 사전 현장투표는 2033만명이다. 2016년 대선 사전투표자 5800만명을 이미 넘어섰고, 당시 전체투표자 1억3884만명의 44%나 된다.
사전투표와 미투표자 조사를 합하면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플로리다에서 각각 50% 대 48%,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51% 대 47%로 오차범위에 있었다. 조지아주는 49% 대 49%로 동률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주간 세번째 방문한 펜실베이니아에서 앨런타운·리티츠·마틴즈버그 등 3곳을 잇달아 찾아 “‘트럼프 호황’(Trump boom)과 ‘바이든 봉쇄’(Biden lockdown) 사이의 선택”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0.7%포인트차로 ‘신승’했지만, 앨런타운이 포함된 리하이 지역에서는 클린턴에게 4.7%포인트 뒤졌다. 전국 지지율에서 뒤진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내에서도 격전지에 ‘올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바이든은 미국 석유산업을 전부 없애겠다는 계획을 확인했다”며 “그건 펜실베이니아 가족들에게 (셰일가스를 분리해내는) 수압파쇄법도, 일자리도, 에너지도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재생에너지로 대체돼야 한다”며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끊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여론조사에서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과반이 수압파쇄법에 반대한 만큼 ‘셰일가스 공격’이 먹혀들지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3차 확산이 닥쳤지만 연일 대규모 유세를 강행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4년 전 대선에서 클린턴이 9.5%포인트 앞섰던 체스터의 선거사무실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트럼프는 이 대유행 국면에서 우리를 이끌 ‘최악의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