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재외공관들에 주재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국무부가 지난 25일 일부 재외 공관들에 외교전문을 내려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 지시가 미국이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미국의 지지가 이번 사무총장 선거의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진행해온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를 이날 마무리한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들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선거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EU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상대 후보를 무섭게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EU의 결정으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WTO 사무총장은 164개국의 컨센서스를 통해 선출하는 만큼 정부는 향후 지지 국가와 강대국의 의사 등 판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까지 모든 회원국에 선호 입장이 WTO 일반 이사회 의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선호도 조사 이후 일반 이사회는 상대적으로 지지국가가 열세인 후보 측의 사퇴를 권고하고, 한 국가에 지지를 보내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다음 달 7일께는 신임 사무총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