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 펀드 판매사 겸 총수익스와프(TRS) 제공 증권사인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증권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라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KB증권이 라임 국내 펀드의 불완전판매 및 부실 운용과 일부 관련이 있다고 보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펀드를 담보로 제공하는 대출 성격의 자금인 TRS는 운용사 입장에선 지렛대 역할을 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부실이 드러나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키우는 구조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감된 서울 남부구치소를 찾아 출정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접대가 이뤄진 날짜와 시간을 특정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라임 측에 금융감독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수사 당시 확보한 룸살롱 종업원들의 휴대전화 자료 등을 토대로 접대 추정 날짜를 몇 가지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담팀은 지난 25일에도 구치소를 찾아 2시간에 걸쳐 김 전 회장을 조사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의 신분은 참고인이었으며, 조서는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1차 옥중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7월 검찰 전관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A변호사는 현직 검사들과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한 검사들도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A변호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A변호사는 조사에 협조하고 빠른 진상 규명을 원한다는 의미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해제해 검찰에 제공했으며, 포렌식 참관 없이 모든 증거 추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