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화된 재택근무 시대에 승자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메모리칩 등 재택근무에 유리한 상품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데다 민주적으로 코로나19를 잘 통제 및 관리하고 있어 경제 성장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는 ‘재택근무 시대의 진정한 승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이 코로나19 시대에 최적(sweet spot)의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우선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을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등 재택근무 시대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한국 경제에 유리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수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메모리칩, 전자 제품 등에 대한 수요가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와 같이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으면서 금융 허브를 자랑하는 국가도 도심 출근을 허용하는 데 망설이고 있다”며 “재택근무가 이젠 일상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과 이웃한 중국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불황에 탈출한 점도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유럽과 같은 전면적인 봉쇄조치 없이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는 한국의 역량도 높이 샀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진자 추적 등이 지역 사회 차원에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해 경제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향후 전 세계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지난 2분기 최악의 성장세를 겪었던 한국이 3분기 1.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반등한 건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