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산업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짧게는 몇십년, 길게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업들이 앞장서서 이익 창출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벨기에의 친환경 세제전문업체인 에코버다. 1979년 환경문제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에코버는 제품에서부터 생산과정 및 생산시설 등 모든 행보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왔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전 제품의 용기를 사탕수수를 활용한 식물성 플라스틱과 재활용 플라스틱을 혼합한 용기로 교체했고, 전 과정 플라스틱 제로화 목표를 추진 중이다.
1847년 독일 베를린에 설립된 세계적 전기전자 기업인 지멘스는 전체 매출의 약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이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에너지 기술과 환경보호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 기업은 일찍부터 기후변화와 탄소 저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과 전략을 담은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2015년 9월에는 다국적기업 최초로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포했다. 현재까지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1%까지 감축했다.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친환경적인 산업생태계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덴마크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칼룬보르는 1972년부터 자연생태계의 순환시스템을 산업에 도입했다. 주요 원칙은 한 회사의 잉여 에너지가 다른 회사의 자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정유소와 인슐린생산공장, 화학공장, 시멘트공장, 효소생산업체, 열병합발전소 등 11개 공공 및 민간기업이 한곳에 모여 순환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석유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석탄발전소의 냉각수로 재활용한다. 발전소에서 나온 폐기물은 또다시 석유정제 과정에 활용한다.
석유정제 과정서 나오는 분진은 인근 시멘트 회사가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다. 발전소에서 사용한 냉각수는 연어 양식장에 공급하거나 인근 주거지 주민을 위한 난방용으로 활용된다. 이처럼 업체들이 긴밀하게 자원을 공유하고 재사용함으로써 배출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남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