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팟빵이 시장 활성화 및 확대를 목표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저작권이용계약을 맺었다. 이용자 대신 팟빵 측이 저작권 이용료를 모두 납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음원을 무료로 콘텐츠에 삽입하거나 들을 수 있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뜨거워지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팟빵은 최근 음저협과 저작권이용 계약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및 업무협약에 따라 팟빵 이용자들은 무료로 음악 관련 팟캐스트를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고,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팟빵이 음저협과 이용계약을 맺은 음원을 비용 걱정 없이 콘텐츠에 삽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크리에이터가 음저협과 제각각 저작권 이용계약을 체결하거나 비용을 납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팟빵 입장에서도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를 일일이 적발해야 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팟빵의 이번 투자는 오디오 콘텐츠 양을 획기적으로 늘려 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OTT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주로 직접 투자를 늘리는 방식을 택하지만, 오디오 콘텐츠의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도 활성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에서는 세계 최대의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팟빵과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김릿 미디어와 앵커 등에 이어 올해 초 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팟캐스트 회사인 더 링어를 인수한 바 있다. 팟빵과는 반대로 음원 플랫폼이 팟캐스트 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지만, 음원 이용을 활성화해 오디오 콘텐츠 시장 전체를 키운다는 전략은 같다.
팟빵과 음저협의 이번 계약은 수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OTT 사업자들과 음저협의 저작권료 협상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팟빵과 음저협의 계약 규모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인 투자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음저협과 플랫폼의 제휴 및 협상에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