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향해 날선 공격을 이어갔다. “검찰개혁은 실패했다”고 주장한 검사의 실명과 비위 의혹이 제기된 기사를 공유하며 “개혁이 답”이라고 응수했다. 8개월 만에 외부 공식 일정에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전고검·지검을 찾아 “등 두드려주러 왔다”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추 장관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했다. 이 검사가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며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을 겨냥한 글이다.
이 부장검사는 “전날 대검 형사부장(이종근 검사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님(박은정 검사)이랑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인사 관련 사안을 그런 식으로 다루는 건 최모씨의 인사농단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 검사장이 법무부 감찰관실에 파견될 대전지검 검사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 파견 사실을 예고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 검사장과 박 검사는 부부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날선 발언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윤 총장은 대전고검·지검을 찾으며 지방 검찰청 순회 일정을 재개했다. 지난 2월 부산과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뒤 8개월 만에 외부 공식 일정이다.
윤 총장은 “과거에 (대전에서) 근무했고 우리 대전 검찰 가족들이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총장으로서 직접 눈으로 보고, 애로사항도 들어보고, 등도 두들겨주고 그러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은 “윤 총장님 힘내세요”라며 환호했다.
대전지검에는 윤 총장과 가까운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 부장이 근무한다. 이 지검장은 추 장관이 언급한 감찰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옵티머스 사건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에서 처리했는데 이 지검장은 당시 형사7부를 지휘하는 1차장을 맡고 있었다. 이 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의혹을 수사한 검사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대전행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대검은 이미 날짜까지 정해진 일정이었던 만큼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보통 새 총장이 취임하면 관례에 따라 전국 검찰청을 순회하지만 윤 총장의 경우 취임 직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현안으로 일정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이날 제주 스마일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4·3 수형인에 대한 재심과 배·보상 문제에 대해 “재심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조만간 해법을 찾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한 일괄적인 재심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관련 안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