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충돌로 빚어진 갈등이 법조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검찰 간부급 뿐만 아니라 젊은 검사들이 반발에 동참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전직 법무부 간부들과 변호사들이 추 장관에 힘을 보태면서 혼란스런 상황이다.
추 장관은 물론 여권에서는 연일 검찰을 때리고 있고, 윤 총장은 내부 다지기에 나서면서 ‘강대 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이제 부장(임 연구관)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며 맞받았다.
내부의 동요 속에 윤 총장은 지방검찰청을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등검찰청을 기준으로 윤 총장이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은 대구와 수원 정도다.
대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던 일정을 소화하는 것뿐”이라며 “함께 일하는 검사들을 독려하기 위한 것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행보를 검사들과 결속 과정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첫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을 때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를 통해 검사들의 의견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며 “대전에서 ‘우리 검찰 가족’이라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힘을 모아달라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에 국민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직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이 평가가 늘어났다.
추 장관의 긍정률과 부정률은 각각 32%와 56%였다. 윤총장은 39%와 44%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조사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직무 긍·부정률은 각각 40%·45%, 43%·38%였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긍정률은 각각 8%포인트, 4%포인트 낮아진 반면 부정률은 각각 11%포인트, 6%포인트 높아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사지휘권, 검찰인사 등을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정필재·김청윤 기자 rush@segye.com